러시아에서 20년 넘게 활동해 온 미국의 비정부기구(NGO)인 맥아더 재단이 러시아 정부의 해외 단체 탄압 때문에 러시아를 떠난다고 22일 발표했다.
외신에 따르면 맥아더 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서 최근 실행되고 있는 몇몇개의 국내 법 때문에 국제 재단이 러시아에서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이곳의 휼륭한 조직들을 지원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며 "우리는 미국 정부와 완전히 독립된 조직이며 어떤 지원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 소련 붕괴뒤인 1992년부터 러시아 활동을 시작해온 맥아더 재단은 그동안 교육 증진 및 인권 의식 고양에 힘썼다. 그간 러시아에 지원한 장려금만도 1억7300만 달러(195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 수사 당국에게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해외 및 국제 단체에 대해 "러시아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정할 수 있는 전권을 부여하는 법에 서명했다. 수사 당국은 러시아의 헌법및 안보 질서를 위협한다고 판단할 경우 그 단체를 불법화하고, 폐쇄 조치할 수 있다.
러시아 상원은 이달 초 맥아더 재단 등 몇몇 유명한 NGO단체들이 러시아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지 않는지를 조사하라고 수사 당국에 촉구했다.
러시아 관영 언론은 맥아더 재단을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반체제 세력을 키우고 푸틴 정권을 몰락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전선'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바이러시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