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묵고 있는 모스크바 숙소호텔에서 22일 '한·러 비즈니스 포럼'이 열렸다. 문 대통령은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한-러시아간 FTA 추진 의지를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유라시아 시대 공동번영을 위해 우선 양국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교류 100만명 목표를 함께 달성해내자고 제안한다"며 "한·러 FTA는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은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설치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혁신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늘(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한·러 혁신협력 플랫폼 구축'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한국에 한·러 혁신센터를 신설하고, 모스크바의 한·러 과학기술 협력센터는 기능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에 참석한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는 축사(사진)에서 "한·러 교역량 성장세가 가속하고 있다. 러시아 영토 내에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프로젝트도 실현됐다"며 "앞으로 한국과의 협력을 위해 극동투자유치수출지원청 사무소를 서울에 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한 러시아 전문가는 SNS를 통해 비즈니스 포럼이 가진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이게 한-러 협력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문대통령을 수행한 우리 기업인이 100여명에 이르니, 개막식 당시에는 한-러시아 기업인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으나, 문 대통령이 기조연설 뒤 행사장을 떠나자 한국측 인사들이 우르르 다 나가버렸다는 것이다. 관 주도(특히 대통령)의 대러 경제협력 실상이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것.
하긴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정부 주도로 개발및 대외협력이 이뤄져 왔으니, 비즈니스 포럼의 그런 모습도 러시아 관계자들에게 별로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언론만 그 민망한 모습을 놓치고, 제대로 지적하지도 못하고, 대통령의 꿈같은(?) 발언만 고스란히 전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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