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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전통의 남방정책 대신 '북방정책'을 택한 현실적 이유/위기는 기회다.
비쉬켁
2017. 4. 26. 20:49
러시아의 전통적인 군사안보전략은 '남방정책'이다. 부동항이 없는 러시아로서는 남쪽으로 남쪽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소련의 붕괴와 함께, 우크라이나의 탈 러시아 친 서방 전략과 함께 러시아의 남방정책은 큰 위기를 맞았다. 우크라이나 사태 초기인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것도 군사안보전략 차원에서 보면 '남방정책'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서방진영의 경제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크림반도를 내놓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러시아가 선택한 또 하나의 옵션이 북극으로의 세력 확장이다.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기술 개발을 통해 지금까지 자력으로는 불가능했던 북극 셰일가스 채취에 나선 데 이어 지난 18일엔 북극에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기지를 공개했다.
이와 관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천연자원의 보고인 북극이 서방의 제재로 경제난에 시달리는 러시아의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FT에 따르면 북극 지역 내 러시아 영토의 석유가스 매장량은 20조 달러(약 2경3000조원)로 추정되며 2050년이면 전 세계 석유의 20~30%가 이곳에서 나올 전망이다.
2014년만 해도 러시아엔 북극의 자원을 채굴할 기술이 없었다. 더욱이 서방측 제재로 인해 석유시추 기술 이전이 금지되고 서구 기업들과의 합작사업이 불가능해지면서 북극의 석유가스는 러시아에 그림의 떡이 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수년 만에 자력으로 셰일오일 채취 기술을 개발하면서 서방의 경제 재제를 무력화했다.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가스프롬은 지난해 수압파쇄법 개발에 성공해 러시아 기업 가운데 최초로 셰일오일 채취에 성공했다. 또 다른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는 수평시추법을 자체 개발해 그동안 불가능했던 북극 지하 5000m의 원유를 채취하고 있다. 가스프롬의 세르게이 바쿨렌코 전략혁신부장은 "이제 경제 재제의 영향이 거의 없다"고 말했고, 모스크바의 한 금융 관계자는 "경제 재제가 러시아 석유기업들을 더 똑똑하고 경쟁력 있게 만들었다"고 했다.
러시아의 북극 개척 야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북극 개척의 필수 설비인 쇄빙선이다. 러시아는 쇄빙선을 40척 소유하고 있으며 이 중 6척은 핵 추진기를 갖췄다. 현재까지 핵 추진 쇄빙선을 소유한 것은 러시아가 유일하다. 러시아는 1957년 세계 최초의 핵 추진 쇄빙선 '레닌'을 개발하며 기술력에서 미국을 앞질렀다. 미국은 북극에 배치된 쇄빙선이 한 척 뿐이다.
러시아는 북극 자산을 지키기 위한 군비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공개한 프란차요시파 제도 알렉산드라랜드 섬의 새 군사기지는 1만4000㎡ 부지에 삼각형 모양의 5층 본관과 여러 부속 건물로 구성돼 있으며 총 150명을 수용 가능하다. 지금까지 북극에 설립된 시설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푸틴 대통령이 눈이 싸여있는 계절인 지난 3월 직접 이 기지를 둘러봤을 정도다.
러시아는 최근 수년간 북극에 새 사령부를 세우고 4개 여단급 부대를 창설했으며 활주로 14개, 항구 16개를 만들었다. 현재 북극 4개 지역에 추가로 군사기지를 건설 중이며 향후 프란차요시파 제도에도 활주로를 지을 예정이다.(바이러시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