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후계자로 푸틴 지명한 까닭? 클린턴 미 대통령에게 소개한 내용을 보니..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푸틴(대통령)을 자신의 후계자로 발탁한 뒤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소개하며 칭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후계자로 발탁한 이유를 "2000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고, 믿을 수 있으며 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빌 클린턴 도서관은 30일 1990년대 미-러시아 관계에 관한 기밀 문건 1천 건 이상을 기밀 해제했는데, 그 중에는 옐친- 클린턴 정상회담및 전화 통화 속기록 등도 포함됐다.
이 속기록에 따르면 옐친 대통령은 1999년 9월 8일 클린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차기 대선(2000년) 누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 오래 고민하고, 푸틴으로 결정했다"며 "그의 이력과 관심사, 주변 인물 등을 조사했는데, 그가 자신이 책임진 분야에 대해 잘 알고, 믿을 수 있는 사람임을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또 "치밀하고, 강하며 사교적인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옐친은 "그는 파트너(미국)와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며 "당신(클린턴)도 그가 높은 전문성을 가진 좋은 파트너임을 알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푸틴을 칭찬했다. 전화 통화는 옐친이 1999년 8월 9일 TV 대국민 담화를 통해 푸틴 당시 총리 대행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칭한 뒤 약 한달이 지난 뒤 이뤄졌다.
옐친은 또 같은 해 11월 '2000년 대선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가'라는 클린턴의 질문에 "당연히 푸틴이다. 그가 나의 후계자가 될 것이다. 그는 민주주의자이고 서방을 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는 그의 승리를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다. 그는 승리할 것이며 당신은 그와 함께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시켰다.
옐친은 같은 해 12월 31일 조기 사임을 발표했다.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은 푸틴 총리는 옐친의 예상대로 이듬해 3월 대선에서 승리해 크렘린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