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따 러시아

이중스파이 용의자 "솔즈베리는 관광차 방문, GRU 요원 아니다" 부인

비쉬켁 2018. 9. 17. 23:44

영국 검찰이 '러시아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한 러시아인 알렉산드르 페트로프와 루슬란 보쉬로프가 13일 모습을 드러냈다. 러시아 군정보기관 GRU 소속 장교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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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사람은 러시아 관영TV RT의 마르가리타 시모니얀 보도국장과의 인터뷰에서 "정보기관 요원이 아니라 기업가이며, 솔즈베리에는 관광차 갔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언론 출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동방경제포럼 전체 회의에서 "그들이 스스로 언론사나 어딘가로 찾아가 스스로 이야기하기를 바란다"고 종용한 뒤 이뤄졌다. 두 사람은 시모니얀 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인터뷰를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로운 타이밍이 시사하듯, 영국 총리실 측은 즉각 "러시아 정부가 지원하는 TV 방송국의 인터뷰에 나와 거짓말과 노골적인 날조로 (범행을) 부인하는 것은 수준 높은 대중에 대한 모욕"이라며 "슬프게도 이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러시아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체포한 뒤 영국 내에서 재판에 회부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솔즈베리로 가기 전, 스위스 등 유럽 각국을 방문한 경험을 지닌 두 사람은 앞으로 러시아 국경을 넘기 어려워졌다. 

인터뷰에서 페트로프는 "친구들이 오래전부터 이 멋진 도시(솔즈베리)를 가보라고 권했다"고 말했고, 보쉬로프는 "솔즈베리는 유명한 사원이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소도시"라고 설명했다. 또 "영국에 갈 때 어떤 독극물도 휴대하지 않았으며 솔즈베리 어디에 스크리팔의 집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독극물을 '니나 리치' 향수병에 넣어 갔다는 영국 당국의 발표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남자가 여자 향수를 갖고 다니는 것은 어리석다"며 "(영국) 세관을 통과할 때 모든 물건을 검사하는데, 만일 무엇인가가 있었으면 문제가 됐을 것이다. 왜 남자 짐에 여자 향수가 있냐고 했을 것"이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영국 당국이 공개한 CCTV 영상 사진 속의 인물들이 맞다며 "이름은 본명이고, 비타민, 단백질 등의 스포츠 식품을 취급하는 중소사업가"고 했다. 그러나 자세한 신원은 자신들과 거래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