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따 러시아

러시아. 7월 미-러 정상회담에 이어 9월 블라디 동방포럼서 한반도 주도권 노린다

비쉬켁 2018. 7. 3. 23:18

러시아도 한반도 평화의 각축전 속으로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지구촌 축제인 러시아 월드컵이 지금처럼 큰 불상사없이 평화롭게 '안전 월드컵'으로 끝난다면, 러시아 정부는 시각을 동쪽으로 돌릴 게 분명하다. 

러시아 동쪽, 즉 동북아에는 이미 판이 제대로 깔려 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북한과 중국이 치열하게 '수 계산' 중이다. 한미-북중의 머리싸움만으로는 서로가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내기 쉽지않다. 양측을 잘 아우르며 조정하는 중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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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 6개국(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참가국) 중에서 남은 러시아와 일본 중에서 일본은 북한에 찍힌 상태여서 중재자 자격을 이미 잃었다. 결국 러시아다. 러시아는 일찌감치 중재자 역할을 내다보고 '포석'에 나선 상태다. 매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했다. 

27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초청했다. 그동안 숱한 시나리오가 나돌던 남북한-미국 정상의 3자 회동 가능성도 현실성 있게 다가온다. 3자 회동을 목적으로 한 자리는 다양한 이해관계나 명분, 성과 등으로 부담이 크지만, 국제포럼에 참석하는 걸 목적으로 하고, 형편에 따라 만나는 건 부담이 거의 없다. 서로 상대의 기분, 분위기 탐색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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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게 유일한 걸림돌이 미국과의 양자 관계였으나, 내달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푸틴- 트럼프 대통령간에 첫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 대륙의 반 러시아 분위기도 이전같지는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도 대놓고 만나는 판에, 푸틴 대통령을 경원시할 이유가 없고, 유럽연합(EU)의 일부 회원국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을 하는 판이다. 미-EU 관계도 트럼프라는 독불장군 때문에 예전같지 않아, 독자적인 활동 공간은 넓어진 편이다. 북한 비핵화가 미국의 기대대로 진행된다면, 미국의 대북 제재는 완화될 것이고, 같은 법안에 묶여 있는 미국의 대러 제재도 힘을 잃을 것이다. 

관심은 9월 11~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느냐다. 아베 신조 일본총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 의사를 밝혔고,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 위원장이 참석한다면, 당연히 블라디보스토크행 비행기를 탈 것이다. 미국은 어쩔 수 없이 끼어들어야만 하는 판이 만들어진다. 그동안 숱하게 만났던 남·북·미·중·일·러 등 북핵 6자 회담 국가의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27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동방포럼 참석을 묻는 질문에 "아직 참석 여부는 모르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헬싱키 미-러 정상회담에서 그 가능성이 현실로 바뀔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