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 파리서 깊숙한 대화 불발, G20 정상회담 기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만났으나 반갑게 악수만 나누는 것으로 끝났다.
이와관련,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당초 알려진 아르헨티나 G20정상회의 시 갖기로 한 미-러 정상회담 개최 자체는 아직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일부 언론은 미-러 정상이 G20 정상회담에 합의했다고 보도했으나, 페스코프 대변인은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각 대장'이라는 별명을 확인하듯 이날 오전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파리 개선문에서 열린 기념식에 70여 명의 참석 정상들 가운데 가장 늦게 도착했다.
최소 30여 분 늦게 도착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 등 미리 와 있던 각국 정상들을 기다리게 했는데, 따가운 시선과는 아랑곳없이 맨 앞줄 중앙에 서 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인사한 뒤 그 옆에 있던 트럼프 대통령과도 악수하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오찬장에서 짧은 면담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주최 측의 의도적 자리 배치 변경으로 거의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에는 두 사람이 바로 옆자리에 앉기로 되어 있었으나 엘리제궁이 막판에 자리 배치를 바꾸는 바람에 서로 마주 보고 앉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이 인사만 나눴을 뿐 대화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며 서로 "나중에 보자"고 인사말만 주고받았다고 소개했다.
앞서 미-러 양측은 파리에서 별도의 양자 정상회담을 열 계획이었으나 1차대전 종전 행사에 집중해 달라는 프랑스 측의 요청으로 정식 회담은 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