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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대선판에서 '제3의 후보' 젤렌스키가 뜬다, '쇼맨'이라는 그는?

비쉬켁 2019. 2. 5. 22:00

우크라이나 3·31 대통령 선거는 피 말리는 '3파전' 양상으로 굳어져 가는 모양세다. 선거가 딱 2개월 남은 31일 발표된 우크라이나의 대선 여론조사는 포로셴코 대통령, 티모셴코 전총리, 젤렌스키 후보간의 팽팽한 대결을 보여줬다.

기존의 '2강 체제'를 형성해 왔던 포로셴코 대통령과 티모셴코 전총리에 도전하는 '제3의 후보'격인 젤렌스키는 현지에서는 유명한 PD겸 배우, 제작자, 방송인 출신의 정치인이다. 러시아 언론은 그를 '쇼맨'(showman)이라고 부른다. 비즈니스맨과는 격이 다른 '엔터테이너'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만능 엔터데이너'답게 대선판도 재미있게 만드는 중이다.

'쇼맨' 젤렌스키 후보
'쇼맨' 젤렌스키 후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사회학자 그룹 '랭킹'의 여론조사에서 '쇼맨' 젤렌스키는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9%를 얻어 지난 6개월간 선두를 고수해온 티모셴코 전 총리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티모셴코는 18.2%. 오차범위내이고 간발의 차이지만, 그가 1위를 차지했다는 상징성이 커보인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15.1%의 지지로 3위에 그쳤다. 4위는 야당성향의 올리가르히 유리 보이코(10%).

그러나 "누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대선승리 전망 조사에서는 티모셴코 전총리가 23%의 지지로 여전히 1위를 고수했다. 2위는 포로셴코로 16.3%, 젤렌스키는 10.3%로 크게 뒤떨어졌다. 

분명한 것은 현재와 같은 3파전 양상이라면, 차기 대통령이 결선투표에서 가려질 것이라는 점. 결선투표 경쟁력이 당선자로 가는 길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결선투표 경쟁력은 '쇼맨' 젤렌스키가 가장 높았다. 그는 티모셴코와 포로셴코 등 누구와 붙어도 이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쇼맨' 젤렌스키의 후보 경쟁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신선함이다. 새로운 얼굴이자 격이 다른 지도자라는 것.

현지 전문가들은 "포로셴코 대통령과 티모셴코 전총리는 과자와 가스를 팔아 재산을 모으고, 현재에 이른 구 시대 사람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되어 있다"며 "국민은 신선한 후보를 인물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두 사람은 또 끊임없이 정쟁을 벌여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최근에는 다보스포럼에서 만나 과거의 공과를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다른 여론조사기관인 '소치스' 조사에서도 젤렌스키 후보는 23%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고, 포로셴코와 티모셴코가 각각 16.5%, 15.7% 지지에 그쳐 2,3위로 밀렸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 전망에서는 포로셴코와 티모센코가 각각 20.5%, 19.9%로 팽팽했고, 젤렌스키는 10.8%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선까지 남은 2달동안 젤렌스키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 1월 17~25일 우크라이나분석·전망센터에 의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티모셴코 전 총리는 20.2%의 지지를 받아 선두를 지켰으며, '쇼맨' 젤렌스키가 12.6%로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두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불과 닷새 내지 열흘 사이에 '쇼맨' 젤렌스키와 포로셴코 대통령의 지지도가 크게 상승했으며, 티모셴코는 상대적으로 정체, 혹은 하락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