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따 러시아

최근 내한한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오케스트라 가짜 논쟁을 보니..

비쉬켁 2019. 7. 5. 22:49

세상엔 '가짜 뉴스'만 판을 치는 게 아니다. 가짜 학위, 가짜 발레단, 가짜 오케스트라도 러시아발로 가끔 등장한다. 최근 한국에서 순회 공연을 했던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도 가짜 의혹에 휩싸였다. 이 오케스트라는 서울, 대구, 전주, 광주를 다니며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이름으로 무대에 올랐다.

의혹은 전주 공연을 관람했던 모씨가 연주의 질이 기대에 못미친다며 "우리가 아는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진짜 맞느냐"는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당시 공연 주최측은 언론 등을 통해 ‘러시아 음악의 절대적 표본을 보여주는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러시아의 자존심,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한국을 찾아옵니다. 세계정상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러시아 음악의 전율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라고 홍보했다. 관람료도 VIP석 8만원에 달했다.

모스크바 국립 아카데미 심포니 오케스트라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세계정상급이라는 문구에 비싼 돈까지 지불한 관객들은 1943년 소련 정부가 모스크바를 기반으로 만든 오케스트라, 즉 ‘모스크바 국립 아카데미 심포니 오케스트라’(Московский(모스크바)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국립) академический (아카데미) симфонический оркестр(심포니오케스트라) под управлением Павла Когана 영어로는 MSSO· Moscow State Academy Symphony Orchestra)의 수준 높은 공연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알고보니, 1989년 결성된 '모스크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Московски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симфонический оркестр для детей и юношества’ 영어로는 ‘MGSO·Moscow State Academy Symphony Orchestra)가 무대에 올랐으니 '속았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러시아어에서 영어, 한국어로 이어지는 오케스트라 명칭의 번역에 있다. 러시아의 오케스트라, 발레단, 극장 등은 통상 이름이 아주 길다. 편의상 짧게 줄여 부르곤 한다. 국내에는 짦은 이름만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국내 관객이 기대한 오케스트라는 뒤에 'под управлением Павла Когана'(파벨 코간이 운영하는), 실제 방한한 오케스트라는 뒤에 для детей и юношества(아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한)가 사족처럼 붙어 있다. 두 오케스트라는 완전히 다른 단체라는 뜻이다.

위키피디아 소개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