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따 러시아

'에너지 제국' 러시아의 꿈은 이뤄진다! 남북 가스관 건설 걸림돌 사라져

비쉬켁 2019. 11. 6. 16:12

러시아가 적대 성향을 보이는 우크라이나를 통하지 않고, 유럽대륙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남북 가스관 건설의 마지막 걸림돌을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north, south) 가스관은 육로가 아니라 해저에 설치된 해저 가스관이라는 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도 대폭 줄 것이라는 평가다.

북쪽 가스관은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사업 ‘노르드(north) 스트림 2’다. 이 구간의 최대 걸림돌이 덴마크였는데, 덴마크 에너지청이 지난달 30일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스관 설치를 승인했다. 덴마크 남동쪽 해저에 147㎞ 구간이다. 

노르트스트림2 홈페이지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 에너지청은 유엔 해양법 협약을 근거로 “덴마크는 LNG 수송 파이프라인 건설을 허용할 의무가 있다”며 승인했다. 

노르트스트림 2는 이미 러시아와 핀란드, 스웨덴 해역에 2100㎞ 구간에 가스관이 부설돼 있다. 덴마크 해저 구간이 연결되면, 러시아에서 출발한 LNG가스가 노르트스트림 2 가스관을 통해 바로 독일로 넘어간다. 기존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거치지 않고도 독일로 직접 매년 LNG 약 7,000억 배럴을 공급할 수 있다. 현재 독일에 공급하는 양보다 2배 늘어난다.

덴마크는 지난 3년간 안보와 환경 문제를 들어 파이프 라인 건설을 반대해 왔다.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NATO 회원국으로서,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의존이 심화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덴마크 정부는 한때 유럽연합(EU) 국가들을 향해 노르드스트림2 사업을 멈추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 영국 등 서유럽 주요 국가들이 이 사업에 손을 떼지 않고, 연결 작업이 덴마크 해역을 빼놓고 거의 완성되자 덴마크 정부도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노르트스트림2 통과 국가-러시아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독일/출처:홈페이지

 

러시아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이 주도하는 노르트스트림 2의 건설 사업은 80억 유로(10조)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독일과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오스트리아의 주요 에너지 관련 기업이 참가중이다. 

마지막 장애물은 역시 미국이다. 미국은 노르트스트림2의 건설이 유럽의 대러 에너지 의존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러시아가 유럽 시장에 깊이 침투할 수 있게 한다며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독일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7월에는 노르트스트림2 건설에 관련된 기업과 개인을 제재할 수 있는 법안을 미 의회가 통과시키기도 했다. 

남쪽 파이프 라인은 '투르크스트림'(터키스트림)이다. 러시아에서 흑해와 터키를 거쳐 유럽 중남부로 가는 라인이다. 불가리아와 세르비아, 헝가리, 그리스까지 약 1천100㎞ 길이의 가스관이다. 이중 남은 구간은 불가리아와 세르비아 지역.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최근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미 흑해 (해저 구간의) 공사를 끝마쳤으며, 육상 구간 공사도 곧 완료할 것"이라며 "불가리아, 세르비아 파트너들과 함께 내년 말께 작업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투르크스트림이 건설되면 헝가리는 기존의 우크라이나 라인외에 러시아 가스를 추가로 받을 수 있는 루트가 된다. 

오르반 오스트리아 총리도 "투르크스트림은 헝가리가 선호하는 것이며, 여기에 우리가 빨리 참여할수록 더 좋다"고 화답했다. 

미국의 보수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위협하는 무기로 에너지 자원을 사용하는 걸 생각하면, (유럽의) 나토 동맹국들은 러시아 고객이 되기 전에 논의해야 할 게 많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가스를 포기하기는 어렵다. EU는 천연가스의 69%를 수입하는데, 그중 37%가 러시아산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EU는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2017~18년 러시아의 대 유럽 가스 수출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