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따 러시아

혼수상태의 알렉세이 나발니, 치료차 독일 특별기 타고 베를린으로

비쉬켁 2020. 8. 23. 16:28

기내에서 쓰러진 러시아 야권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4)가 22일 새벽 구급차량으로 입원 중인 옴스크 응급병원-1을 떠나 공항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발니는 옴스크 공항에 대기중인 독일 인권단체 '시네마 포 피스'의 특별기를 타고 베를린 샤리테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발니 측 키라 야르미시 대변인은 이날 나발니가 구급차에 실려 공항으로 향했다고 확인했다.

나발니, 치료를 위해 독일로 이송 허가받아/얀덱스 캡처 

"독일 병원으로 이송하기에 나발니의 상태가 불안정하다"며 반대해온 옴스크 병원 측은 21일 저녁 독일 전문 의료진들과 협진후 "상태가 나아졌다"며 독일 이송을 허가했다. 옴스크 응급병원-1의 아나톨리 칼리니첸코 부원장은 기자들에게 "나발니가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도 전날 나발니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며 "(필요할 경우) 해외 이송 치료도 지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나발니의 아내는 남편의 이송을 요청하는 문서와 독일 이송에는 큰 위험이 따른다는 고지의 확인 문서에, 독일 의료진은 "환자의 생명에 책임을 진다"는 문서에 서명했다고 한다. 

옴스크 공항에서 병원으로 후송되는 나발니/동영상 캡처

칼리니첸코 부원장은 검사 결과,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는 없었으며 저혈당으로 인한 대사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독일 의료진들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 당국은 나발니의 머리카락과 손에서 산업용 화학물질이 발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옴스크 병원측은 21일 저녁 나발니를 공항으로 이송할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발표했으나, 특별기의 이륙은 독일의 항공기 운항 규칙에 따라 22일 아침 6시(현지 시간)으로 연기됐다. 탑승 승무원의 엄격한 휴식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톰스크발 모스크바 행 S7 여객기의 나발니 좌석(위)와 혼수 상태에 빠졌다/동영상, 얀덱스 캡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전날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던 시베리아항공(S7) 기내에서 건강 이상 상태를 보이다 병원 이송 중 혼수 상태에 빠졌다. 나발니 측은 톰스크 공항에서 마신 차에 누군가 독극물을 집어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독극물 공격'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