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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기만 한 러시아 혁명 100주년 기념식의 모스크바, 러시아 전역

비쉬켁 2017. 11. 8. 13:49

7일은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20세기 최고의 사건이면서 세계사의 한 획을 그었던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앞두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나름 그 의미를 되새기는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러시아는 조용했다. 

러시아 정부 차원의 공식행사는 일찌감치 사라졌고, 공산당 주도의 '100주년 기념행사'를 승인했으나 별도의 지원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제는 소수 정당이 돼버린 러시아 공산당과 일부 좌파정당들은 7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기념행사를 갖고 가두행진을 벌였으나 초라하기만 했다. 

붉은 광장에서 군사퍼레이드가 펼쳐졌으나 이건 러시아 혁명기념행사와 상관이 없다. 지난 1941년 11월7일, 스탈린 정권이 나치 독일과의 항전 속에서 사기 진작을 위해 붉은 광장에서 벌였던 군사퍼레이드를 재현했을 뿐이다. 그래서 모스크바시장이 주빈으로 참석했을 뿐, 푸틴 대통령이나 정부 고위인사들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오히려 러시아 정부의 공식 행사는 지난 4일 열렸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혁명기념일을 폐지하고 11월4일을 '국민통합의 날'로 제정해 기념해오고 있다. 이날은 17세기 초 러시아가 폴란드의 침략을 받았을 당시 의병들이 일어나 폴란드군을 모스크바에서 몰아낸 것을 기념하는 날로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국경일이다. 

구 소련시절에는 러시아 혁명기념일이 전승기념일(나치 독일 승전)과 함께 최대 국경일이었으나, 이제는 전승기념일만 남았다. 러시아가 러시아혁명 100주년 기념에 무관심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러시아는 러시아혁명으로 탄생한 소련을 무너뜨리고 탄생한 국가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지도자 나발니가 반푸틴 부패척결 시위를 벌이고 있는 터에,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라고 굳이 국민들을 많이 불러모으는 기념식을 대대적으로 할 이유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