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유독성 화학 물질에 노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러시아는 극구 부정하지만, 해외 망명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독살 기도 사건의 배후라는 서방측 주장이 수차례 제기됐고, 이에 따른 부메랑 현상이 국내에서도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마시는 28일 트위터를 통해 "구치소에 수감 중인 나발니의 얼굴이 심하게 부어오르고 발진이 생기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병원에 실려갔다"며 "과거 이런 증상을 보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의 증상은 전형적인 알레르기 증세인 동시에 독성물질에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피부 반응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나발리의 주치의격인 안과 전문의 바실리예바는 이날 오후 동료 의사와 함께 병원을 찾아 나발니를 직접 검진한 후, 나발니의 증상은 알레르기가 아니라 독성물질에 노출된 반응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나발니가 지난 2017년 푸틴 지지자로부터 '염료 공격'을 받아 일시적으로 실명했을 때, 그를 치료한 한 것을 계기로 나발니와 인연을 맺었다. 병원 측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나발니의 한 측근은 "나발니가 지난달 같은 시설에 구금됐을 때에도 피부에 이상 증상이 있었다"며 구치소의 열악한 위생 상태를 원인으로 의심했다. 실제로 나발니의 증세는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나발리는 이튿날인 29일 증세가 호전돼 다시 구치소로 돌아왔다.

나발니는 지난 20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자유·공정선거 촉구 집회를 주도한 후 24일 '불법시위 선동' 혐의로 체포돼 30일 구류 처분을 받았다. 야권은 러시아 선거 당국이 오는 9월 치러지는 모스크바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한데 반발, 항의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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