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이 19일 기준금리를 2년 3개월만에 0.25% 포인트 인상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정기 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4.5%까지 0.25% 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 신종 코로나(COVID 19)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4.25%로 내린 뒤, 지난 2월까지 4차례에 걸쳐 금리를 동결했다.
러시아 중앙은행, 기준금리 연 45%로 올려/얀덱스 캡처
옷에 다는 브로치로 통화정책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 회견장에 매 모양의 브로치를 선보이며 "유지한다, 올라가서는 안된다"는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그녀는 이 말에 숨어 있는 뜻을 "오늘 적절한 시점에 쉼표를 뒀다는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금리 인상 조치가 늦어지면 인플레율은 올라가고 인플레 심리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앞으로 더 큰 금리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 브로치는 금리 인상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표시(통화정책의 매파=금리인상)로 해석된다.
이번 금리인상은 한마디로 물가 상승 속도를 한 템포 늦추려는 시도라는 뜻이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러시아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연 5.7%로 올라갔고, 이달에도 15일 기준, 5.8%를 기록했다. 러시아 인플레 목표는 연 4%다.
매 모양의 브로치를 달고 기자회견장에 나온 나비울리나 총재/사진출처:러시아 중앙은행
나비울리나 총재는 "러시아의 1분기 소비자 물가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높고 내수 회복이 지속적이고도 빨리 이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은행은 이사회가 끝난 뒤 발표문을 통해 "앞으로도 실제 인플레와 인플레 예상 추이를 보면서 '중립적인 금융정책'으로 돌아가는 일정과 속도를 계속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중립적인 금융정책'이라는 용어가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을 불렀다. 금리인상은 '통화 긴축'을 뜻하는데, 왜 '중립'이란 표현을 쓰는 것이냐는 것이다. 일부 언론은 '중립'은 통화정책 전반의 균형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러시아 중앙은행 /출처: 중앙은행 SNS
중앙은행은 이번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율이 2020년 상반기에 4% 가까이로 내려올 것으로 기대했다. 또 코로나 방역 제한 조치의 완화와 백신 접종 등에 따른 소비및 기업활동의 활성화로 러시아 경제가 올해 말까지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은행은 최근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3~4%, 내년에 2.5~3.5%, 2023년에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에는 방역 봉쇄 등의 영향으로 마이너스 3.1%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고했다. 차기 이사회는 4월 2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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