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16일 우크라이나 키예프(키이우)를 동시에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 블룸버그 통신 등 일부 외신은 15일 유럽연합(EU)의 주축 3개국인 독-프랑스-이탈리아의 정상들이 키예프를 방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세 정상의 키예프 방문은 전쟁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EU가 대(對)우크라이나 전략의 주요 방향을 결정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3일 "세 정상이 키예프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강력히 요구하는 중화기의 전폭 지원에 나설 것인지, 아니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빨리 휴전 협상에 나서라고 압력을 가할 것인지 계산하고 있다"며 "판을 바꾸는 결정적인 만남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 최신 뉴스:숄츠 마크롱 드라기 목요일에 키예프 방문/블룸버그 웹페이지 캡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예프는 모스크바와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해/얀덱스 캡처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영국이나 폴란드, 발트해 국가들과 달리 러시아와 협상을 통해 전쟁 종식을 원하는 '비둘기파'(협상 선호)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상당한 경제·정치적 이해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루마니아 주둔 자국 군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프랑스의 임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대를 막는 것"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와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전후해 푸틴 대통령과 무려 100시간 넘게 통화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 등을 감안해 강도높은 대러 제재와 대우크라 무기 지원 등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폴란드 등 일부 나토 회원국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는 또 러시아와의 에너지 대립을 피하기 위해 일부 각료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의 독일 법인(Gazprom Germania GmbH)를 국유화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탈리아도 독일과 비슷한 노선을 걷고 있다.
블룸버그:독일, 푸틴 대통령과의 대립 위험에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독일 법인)의 국유화 포기/얀덱스 캡처
이들 3개국 정상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공식적으로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승리해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없다고 NYT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승리가 몰고 올 후폭풍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패할 경우, 푸틴 정권의 붕괴가 예상되고, 이후 닥쳐올 러시아 정국의 혼돈이 자국이나 유럽 전체에 미칠 정치·경제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전쟁을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는 여론이 35%로, '러시아를 응징하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22%)보다 높다. 빠른 전쟁 종식을 원하는 국가로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러시아 응징에는 EU의 외곽지대나 다름없는 폴란드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이 속해 있다는 분석이다. 3개국 정상의 키예프 방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협상 압력'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 우크라 두줄 뉴스-15일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함 미사일과 곡사포, 다연장 로켓 시스템 등 10억 달러 상당의 새로운 군사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인 '하이마스'(HIMARS)의 운영을 담당할 우크라이나군 장병 60명에 대한 훈련을 끝냈다"며 "하이마스를 6월 말까지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러시아는 오는 21일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전쟁 범죄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주유엔 러시아 대표부 폴리안스키 부대표가 말했다.
-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미국 용병 로버트 드류케(39, Robert Dryuke)와 앤디 현(27, Andy Hyun)이 제2의 도시 하르키우 인근에서 교전 중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혔다고 미국과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당국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전 해병대원 드류케와 현, 하리코프 전투에서 러시아군 포로로 잡혀/얀덱스 캡처
포로로 잡힌 드류케(왼쪽)과 현/페이스북 캡처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외에도 알바니아와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가 EU 회원국 후보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U 일부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단독으로 후보국이 되는 것에 대해 극히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 러시아가 독일과 이탈리아에 가스 공급량을 줄이면서 천연 가스 가격이 1,000입방 미터(㎥)당 1,300달러를 넘어섰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은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회사 에니(Eni) 측에 가스 공급량을 전날 대비 15%가량 줄이겠다고 통보한 데 이어 독일 측에도 해저 가스관인 '노드(노르트) 스트림'의 터빈 수리 문제로 가스 공급량을 계속 줄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 우크라이나군은 훈련 부족으로 서방 측이 제공한 무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이 말했다.
- 러시아군이 장악한 헤르손주(州)의 상업항이 폭격으로 파괴된 항만 인프라 시설의 복원 혹은 수리가 이뤄지면서 화물 처리 준비를 하고 있다고 현지 군민 합동정부 측이 밝혔다. 합동정부는 20여년 동안 해상·수상 운송 분야에서 일한 인사를 항구 운영을 맡을 새로운 책임자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가구브랜드 IKEA는 러시아와 벨로루시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완전히 접고, 러시아내 4개 공장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KEA측은 이를 위해 온라인 서비스를 담당한 직원 일부만 남기고 상당수의 직원을 해고할 방침이다.
이케아 러시아 매장/텔레그램 캡처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후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러시아와 긴밀한 전략적 협력을 통해 양자 협력을 안정적으로 발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부터 세계적 변화와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중러 관계는 좋은 발전 모멘텀을 유지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각국은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위기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중국은 이를 위해 계속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중국이 최근 주창한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지지한다"며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작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고 크렘린 측은 밝혔다.
- 주러 독일 대사관은 관광을 포함한 모든 입국 목적의 비자 신청 접수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요가 많아 비자 신청 및 발급이 지연될 수 있다" 고도 했다.
- 우크라이나는 몰도바를 거쳐 다뉴브 강을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안전 통로' 확보를 요청했다.
-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남부지역(헤르손과 자로포제)과 크림반도를 잇는 여객 수송용 열차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이르면 7월 1일부터 운행할 것이라고 크림반도의 세르게이 악세노프 수장이 밝혔다. 시범 열차 운행에는 양 방향으로 승객 160명씩 태울 예정이다. 동시에 양 지역간 버스 운행도 시작될 것으로 전해졌다.
돈바스에서 러시아로 향하는 석탄화물열차/텔레그램 캡처
달리는 화물 열차위를 비행하는 러시아군 헬기/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영상캡처
- 민간인들이 세베로도네츠크의 '아조트 화학공장'에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러시아군이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개설한 '안전 통로'로는 70대 노인 한 사람만 겨우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루간스키인민공화국(LPR)측은 '아조트 화학공장'에서 저항하는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 대피를 방해했다며 "사태가 '제2의 아조프스탈(아조우스탈) 제철·야금 공장'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아조프스탈 공장 저항세력은 러시아군의 봉쇄에 버티지 못하고 2천400여명이 항복한 바 있다.
- 러시아 국방부는 칼리브르 미사일로 르비프(르비우) 지역의 무기고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 무기고에는 M777 곡사포를 비롯,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로 이전한 무기와 탄약이 저장돼 있었다고 했다.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측에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우크라이나가 2년 내 세계 지도상에 계속 존재하게 될지 누가 알겠나"라고 반문해 파문을 일으켰다.
- 남부 헤르손주의 군민 합동 정부 고위 인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헤르손 지역을 수복할 것이라는 발언에 "무의미한 히스테리성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헤르손 지역은 올해 국민투표를 실시해 가까운 장래에 러시아 연방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자포로제주 고위인사도 이 지역 농부들이 수박과 살구, 복숭아 등 주요 과일을 러시아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미 채소와 체리, 곡물 등을 공급하는 등 러시아에 먹을 거리를 제공하고, 러시아는 필요한 상품을 우리에게 값싸게 공급함으로써 윈윈할 수 있다"며 "남부 지역은 진정한 곡창지대"라고 강조했다.
- 러시아 대체 가스를 확보에 나선 EU가 이스라엘과 가스 공급 협정에 서명했다.
- 안나 말야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전국민 동원령으로, 수십만 명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징집됐으나, 서방 측에 요청한 무기는 10%만 받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바이러시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