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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음악

[스크랩] 영국 왕실군악대 / Scotland the Brave

비쉬켁 2007. 12. 19. 19:34



방랑의 역사를 간직한 집시들의 음악처럼 켈트족의 음악유산은 유럽문화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 왔다. 아일랜드에서 프랑스 북부의 브레타뉴를 거쳐 스페인 남부의 갈라시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분포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음악문화를 양산하는 촉매 역할을 해온 것이다. 하지만 광범위한 지역성에 상관없이 켈트음악의 정수는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스코틀랜드에 계승되어 온 켈트족의 선율은 순수함과 아름다움에 있어 가장 높은 위상을 지닌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영국의 영향권 아래 있지만 스코틀랜드는 엄연히 독자적인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문화 독립국이다. 척박한 토양과 혹독한 기후 속에서도 강인한 민족성을 발휘하여 풍요로운 터전을 일궈냈으며 자연의 이치를 수용한 지혜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

켈트어로 '생명의 물'을 의미하는 스카치 위스키와 스코틀랜드인들의 전통 모직물인 타탄(Tartan), 그리고 킬트를 입고 연주하는 백파이프(Bagpipe)는 스코틀랜드를 상징하는 요소들이다. 양을 방목해온 켈트족의 오랜 생활양식에서 탄생된 백파이프는 오늘날 스코틀랜드의 대표적 민속악기로 군림하고 있다. 아름다운 전원의 풍경을 연상시키는 백파이프의 선율은 여러 차례 전쟁을 치른 스코틀랜드인들의 용맹스러움도 함께 드러낸다. 백파이프와 드럼으로 연주된 'Scotland the Brave'는 오랫동안 자국의 명예를 위해 싸우는 군인들의 행진곡으로 사랑을 받아왔다. 스코틀랜드의 국가로 불리고 있는 'Flower of Scotland'에서도 백파이프는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뜨거운 숨결을 담아낸다.

이별의 순간을 슬픈 멜로디로 그려낸 '올드 랭 사인'과 풍부한 서정을 담은 '에니 로리'는 스코틀랜드 민요의 백미이자 세계인의 감성을 파고든 명곡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수어린 자연의 혼을 간직한 '스카이의 뱃노래', '헤브리디스섬의 기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이다. 스코틀랜드의 음악 역사를 수놓은 명인들로는 알리 베인(Aly Bain), 윌리엄 잭슨(William Jackson), 두기 맥린(Dougie MacLean), 딕 고헌(Dick Gaughan) 등을 꼽을 수 있다.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 '브레이브 하트'를 통해 한층 가깝게 다가온 스코틀랜드인들은 자신들이 목숨보다 자유를 갈망했던 영화 속 주인공 윌리엄 월러스의 후예임을 결코 잊지 않고 있다. 들에 핀 한 송이 꽃에게도 사랑을 전하는 순수한 감성의 소유자들이지만 이면에는 어떠한 구속도 용납하지 않는 강직한 기백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민/음악칼럼니스트

출처 : 행복한 세상
글쓴이 : 장영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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