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중년여성은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어온 세대다. 1990년대 초 시장경제도입이후 20여년이 지나 그 시절을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삶의 궤적도 다르고, 현재의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러시아 사회의 양극화를 대변하는 계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위 '상류 계층'은 매우 똑똑하고 제대로된 고등교육을 받았으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지만, '하위 계층'은 구 소련 시절보다 못하다. 과거 소비예트 시절엔 그 정도 나이대면 거의 비슷비슷한 삶을 살고 있겠지만, 이제는 아니다. 어떤 계층은 이전에 누릴수 없었던 편리한 삶의 길을 걸어왔고, 다른 한 부류는 완전 하층민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중년 여성들도 여전히 '러시아 미인'으로서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과시하는데 당당하다. 공통점은 자신의 개성을 확실히 살린다는 것. 밖으로 보이는 패션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을 선호한다. 자신감과 당당함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패션에도 계층별로 다르다. 세계적인 유행을 탈 수 있는 계층은 상류층에 한정된다. 80년대의 패션을 그대로 고집하는 모습도 의외로 많이 눈에 띈다. 특히 공공시설, 기관 등에는 과거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복장이 변함없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러시아 대다수의 중년 여성은 소비에트 시절에 받은 아파트에서 가족들, 혹은 부모과 살고 있다. 가족들과 다차(별장)를 가는 것을 제외하면 여행을 갈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 금전적인 부담 때문이다. 그녀들은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다차에서 채소를 키우고 자연을 벗삼으며, 수공예 혹은 아이를 키우며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여유가 있는 상류층 여성들은 가족들과 함께 해외로 여행을 간다.
도시에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중년 여성들도 몇 가지 부류로 나뉜다. 일찌감치 영어를 배우고 이를 활용해 국제적인 마인드를 가진 계층도 있지만, 어릴 때부터 익숙한 소비에트 여성 취향과 버릇을 그대로 간직한 부류도 있다. 구소련 시절 외국인들이 경험했던 불쾌한 기억들, 특히 불친절하다는 게 그대로 남아 있다. 출근시간에 출근하고 퇴근시간에 맞춰 칼같이 퇴근하는 그네들에게는 '서비스 정신'이라는 게 없다. 문밖에 손님들의 긴 줄이 있더라도 시간이 되면 아무 거리낌없이 코앞에서 문을 닫아버리는 마인드이다.
물론 이런 마인드는 점차 개선되는 중이다. 그만큼 러시아 사회가 변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세상이 달라졌다'는 게 실감되는 요즈음이다. (바이러시아자료)
'에따 러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근 100년간 가장 살기 좋은 시절로 국민 32%가 푸틴 통치기, 또 브레즈네프 시기 (0) | 2017.02.21 |
---|---|
러시아 파트너에게 줄 선물을 고를 때 주의할 점은? (0) | 2017.02.08 |
러시아 여성들은? 나이대별로 본 그들의 정체성 취향, 그리고 소비성향 (0) | 2017.01.21 |
러시아인들이 가족간 대화서 꺼리는 금기주제는 '섹스'와 '자살 (0) | 2017.01.11 |
모스크바에 기록적 한파? 영하 27도까지 내려가/유럽 대부분이 한파 폭설 (0) | 2017.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