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발간하는 월간 국회보가 새해 1월호에 정재문 전 의원의 인터뷰를 실었다. 정 전의원은 한소 수교를 이끌어낸 분으로 유명하다. 그가 1989년 3월 한국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소련에 들어가 최고의 국책연구기관인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의 프리마코프 원장과 만난 뒤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다시 소련을 방문한 것은 기억해야 할 역사의 한 페이지다.
그는 또 해석(海石) 정해영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이다. 부친은 7선 의원에 국회부의장까지 지냈다.
국회보 인터뷰 내용을 보면 그는 “국회외교위(당시 외무위) 소속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프리마코프 원장과의 대담을 구상하게 됐고, 은사인 미국 버클리대 스칼라피노 교수를 통해 프리마코프 원장을 소개받았다"고 했다.
소련 방문은 의외로 쉽게 이뤄졌다. 1989년 3월 그는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참석 차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갔고, 단신으로 모스크바로 향했다. 주 부다페스트 소련 대사관에서 72시간 체류가 가능한 통과비자(Transit Visa)를 받았기에 가능했다.
"프리마코프 소장를 찾아갔더니, 나를 보고 왜 왔느냐고 물어요. 그래서 이웃나라끼리 잘 지내자고 했지요. 어떻게 하면 잘 지내게 되느냐고 하기에 왕래도 하고 하다보면 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민주화 투사이자 통일민주당 총재인 YS를 모시고 있다’고 말하자 ‘그 사람 여기에 올 수 있냐’고 묻기에 ‘못 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더니 YS가 6월쯤 방문할 수 있도록 초청장을 보내겠다고 하더군요. 속으로 웬 떡인가 싶었습니다.”
그 해 6월에 YS가 소련을 방문했고, 10월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소련 공산당 간부가 서울을 방문했다. 불과 6∼7개월 사이에 양국 관계가 급물살을 탔다.
이후 그는 한러 수교 10주년을 맞자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우호·친선 최고훈장을 받았고, 한·러수교 과정을 기록한 저서 ‘소련은 그리 먼 곳이 아니었다’를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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