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인 블라디미르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자 각 분야에서 국정운영에 관한 정책 조언이 쏟아지고 있다. 내심 젤렌스키의 승리를 응원한 러시아는 반대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적어도 젤렌스키 차기 정권이 러시아에 대해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보다는 덜 적대적일 것으로 본다. 젤렌스키 후보는 선거과정에서 '푸틴 대통령과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그래서 포로셴코 대통령측으로부터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게다가 젤렌스키가 친러시아 성향의 동부지역 출신이다. 러시아가 현재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초대 대통령 레오니드 크라프추크는 22일 젤렌스키 캠프 측에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에 대한 기존의 봉쇄정책을 즉시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간의 관계는 이제 '인간적'이어야 한다"며 "물과 전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자원의 공급 문제는 '문명화된 시장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새 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이 단번에 바뀔 것은 아니다. 여론의 흐름도 중요하다. 젤렌스키 후보는 차기 정권의 제1과제로 러시아와 친러 동부지역에 수감된 우크라이나인들의 귀향을 꼽았다. 러시아와 합의없이는 실현 불가능한 과제다. 양측의 조율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운영 구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도 마냥 젤렌스키의 요구를 들어줄 수만은 없다. 가을에는 우크라이나 총선이 치러지기 때문에 젤렌스키 입지를 생각해서라도 '신중한 접근'이 아직은 최선의 방책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모스크바의 러시아정치현안센터(CCPR)의 알렉세이 체스나코프 소장은 "반러시아 강경론자들이 오는 10월 치러질 우크라이나 총선에서 결집해 대선 결과 '물타기'를 시도할 것"이라며 "강경파가 의회를 장악하면 젤렌스키에게 대러 강경책을 압박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현재 포로셴코 대통령 정파가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젤렌스키 후보의 약점은 또 있다. 그의 배후세력으로 거론된 금융재벌 이고르 콜로모이스키다. 지난 2016년 자신이 소유한 우크라이나 최대은행 프리바트방크가 포로셴코 대통령에 의해 국유화되자, 보복하기 위해 젤렌스키를 밀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젤렌스키와 마찬가지로 유대계로, 이스라엘에 망명 중이다.
공교롭게도 블라디미르 그로스만 현 총리도 유대계다. '유대계 3인방이 우크라이나를 망친다'는 공격을 안팎에서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정계 은퇴를 거부한 포로셴코 대통령은 이미 선거과정에서 반유대주의 우크라 민족주의 세력의 결집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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