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기에 이른 청어떼가 러시아 사할린섬 남서부 해안으로 몰려들면서 인근 주민들이 "청어떼가 다시 나타났다"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우리가 즐기는 동해안 '과메기'의 원재료인 청어는 3~4월이 산란기. 바다 깊숙이 흩어져 살던 청어들이 이 때가 되면 물이 얕은 해안가로 몰려든다고 한다.
사할린 해변으로 밀려올라온 청어떼/얀덱스 캡처
맨손으로 청어잡이에 나선 사할린 주민들/현지 매체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할린 남서부 홀름스키 지역(Холмский район) 주민들은 4일 해안가에서 살아 퍼덕거리는 청어를 맨손으로 잡는 영상을 SNS에 올렸다. 주민들은 "몇해 전부터 청어떼가 몰려들긴 했지만, 해변에 이처럼 지천으로 늘려 있기는 처음인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청어가 이 곳으로 새까맣게 몰려든 것은 산란을 위해서다. 세계저인 청정지역 캄차카 반도 인근 해안에서 지난해 10월 발견된 해양동물의 수많은 사체와는 다른 현상이다. 산란 중 파도에 밀려 해안으로 올라왔다가 다시 바다물에 실려 내려가지 못한 청어들이 대부분이다. 또 산란에 열중하다 썰물을 만나 바다로 되돌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태학자들은 설명했다.
지역 주민들은 바닷가로 나와 발에 밟히다 시피하는 청어를 양동이에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고 하니, 이보다 쉬운 고기잡이도 없다.
들고나온 주민들의 양동이를 가득 채운 청어들/현지 매체 동영상 캡처
'청어떼가 몰려왔다'는 징후는 며칠 전부터 나타났다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다. 청어떼가 사할린섬 남서부 해안으로 한꺼번에 몰려 산란를 시작하면서 인근 바닷물이 '우유빛'으로 변했다는 것. 알을 수정하려는 수컷들 때문에 바다물 색깔이 변할 정도라면 얼마나 많은 청어떼가 몰려왔는지, 짐작 가능하다.
이 곳에서는 매년 관찰되는 현상이지만, 올해는 사진들이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 홀름스키 지역 해변을 새까맣게 뒤덮은 청어만도 몇톤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청어떼 산란으로 우유빛으로 변한 사할린섬 해안가/사진출처: 인스타그램 @rybalkasakhalin
환경주의자들은 주민들의 이즈음 청어 잡이를 경계한다. 산란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업적인 대규모 어획이 아닌 주민들 자체적인 그물 고기잡이로는 청어떼에 위협이 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청어떼의 이 곳 출현은 사할린-홋카이도 근처 바다에 '청어떼가 다시 나타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 곳은 지난 몇십년간 심한 침체기를 겪었다고 한다. 지난 19세기 이 곳에서는 수백만 톤의 청어가 잡히면서 사할린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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