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강물에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강물도 내게 한 마디 말하지 않았다
우리가 본 것은
순간의 시간
시간이 뿌리고 가는 떨리는 흔적
흔적이 소멸하는 풍경일 뿐이다
마침내 내가 죽고
물이 저 바닥까지 마르고
그리고 또 한참 세월이 흐른 다음에야
혹시, 우리가 서로에게 하려고 했던 말이
어렴풋이 하나, 둘 떠오를지 모른다
그때까지는
우리는 서로 잘 모르면서
그러면서도 서로 잘 아는 척
헛된 눈빛과 수인사를 주고받으며
그림자처럼 쉽게 스쳐 지나갈 것이다
우리는
아직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아직 우리는 말하지 않았다 / 이수익
Creamrose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크림로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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