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의 아조프스탈(아조우스탈) 공장 지대서 저항중인 우크라이나군 부상병들이 16일 처음으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의료시설로 이송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아조프스탈 공장에서 백기를 들고 나온 우크라이나군 대표들과 협상을 통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부상병 이송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며 "아조프스탈 인근 지역에서 휴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 아조프스탈내 우크라이나 부상병의 이송에 합의 발표/얀덱스 캡처
루덴코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온 우크라이나 부상병의 첫 이송 장면/캡처
이후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우크라이나군 부상병이 앰블런스를 옮겨타고 DPR 관할의 노보아조프스크로 이송되는 영상이 올라왔다. 부상병들은 노보아조프스크 의료 시설에서 필요한 모든 의료 지원을 받은 뒤 포로 신분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아조프스탈 공장에 갇혀 있던 어린이와 여성, 노인들은 유엔과 국제적십자사의 도움으로 인도주의적 대피로를 통해 수차례 탈출한 뒤 임시 대피시설에서 자신들의 의사 결정에 따라 러시아 혹은 우크라이나 통제지역으로 떠났다. 아조프스탈 공장내에 더이상 민간인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러시아와 DPR 연합군은 우크라이나 저항군을 향해 계속 '백기를 들고 나올 것'을 권유하는 한편, 부분적으로 공격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조프스탈 공장내 우크라이나 저항군을 이끄는 소위 '아조프' 부대의 프로코펜코 부대장은 이날 텔레그램 영상을 통해 "모든 전투 임무를 완료했다"며 "부하들을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의 전술은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되 최대한 많이 살아남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마리우폴 수비대 전체가 최고군사령부에서 승인된 결정을 이행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국민의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프로코펜코 부대장의 영상 메시지를 조기에 항복할 의사로 해석했다.
정찰 드론을 통해 아조프스탈 내부를 감시하는 러시아 DPR군/텔레그램 캡처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최대 격전지로 부각된 마리우폴은 행정구역상으로 도네츠크주에 속해 러시아·DPR측이 반드시 점령해야 하는 지역이다. 또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과 지난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러시아·DPR 연합군이 지난달 말 마리우폴을 대부분 장악하면서 시내에서 밀려난 우크라이나군은 아조프스탈 공장을 거점으로 저항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아조프스탈 공장지대가 러시아·DPR군에 의해 완전히 봉쇄되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의료품은 물론, 식료품과 식수 등 생필품 부족으로 '생존의 위기'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우크라 두줄 뉴스-16일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 터키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의 길을 여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구를 봉쇄,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 루트가 막혀 있는 상태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실은 선박을 통과시키는 대가로, 러시아와 벨로루시에게도 식량 및 비료 생산에 대한 (세계 시장과의 연계) 출구를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러시아에 대한 6차 제재안(패키지) 합의에 실패했다고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인 호세프 보렐 집행위원이 말했다. 그는 "EU 외무장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위해 '유럽 평화 기금'에서 5억 유로를 사용하기로 결정해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는 총 20억 유로가 됐다"며 "심각한 글로벌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20이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NATO)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두 나라는 테러 조직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며 "이들이 나토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를 설득하기 위해 터키를 방문하는 등 귀찮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앞서 터키 아나돌루 통신은 지난 5년간 스웨덴과 핀란드가 쿠르드 노동자당(PKK) 소속의 범죄인 인도 요청 33건 중 19건을 거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이탈리아 최대의 석유 및 가스 회사인 ENI가 러시아의 루블화 결제 요구를 수용하고, 가스프롬방크에 루블화 특별 계좌를 개설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 미국을 대표하는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 가 러시아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크리스 캠프진스키 최고경영자는 "러시아에서 30년 이상 영업한 맥도날드가 러시아 사업의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사업의 지속적 유지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소련 붕괴 직전인 1990년 1월 모스크바에 1호 매장을 낸 맥도날드는 현재 러시아 전역에 85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맥도날드가 "6월 중순에 새로운 브랜드로 문을 열고, 기존의 체인점 및 메뉴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을 닫은 모스크바 맥도날드 매장/바이러 자료사진
- 러시아는 기술 장비(우리식으로는 소부장,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관세를 취소하고 전자 제품 수입 절차를 간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정부 행정명령에 따르면 구성 요소(소재), 부품, 기술 장비는 물론, 경제에 중요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사용되는 원자재및 소재는 무관세로 수입이 가능해졌다.
-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EU의 대러 제재조치로 독일의 대러시아 수출이 58.7% 감소했다. 반면 독일의 수입은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77.7% 늘어났다. 이 기간에 독일 자동차의 수출은 1억 6580만 유로로 73.6%, 화학제품은 1억 5870만 유로로 40.9% 줄었다. 반면 석유와 가스 수입은 56.5% 증가한 24억 유로를 기록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새 영토방위사령관에 이고리 탄츄라 임명/얀덱스 캡처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방위군(Силa территориальной обороны ВСУ, 우리식으로는 예비군) 사령관에 이고리 탄츄라 장군을 임명했다. 지난 1월 신설된 영토방위군의 첫 사령관으로 임명된 유리 칼루쉬킨은 4개월여만에 경질됐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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