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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코메디' 같은 우크라이나 대선, 사흘 앞으로

비쉬켁 2019. 3. 29. 21:28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3.31 우크라이나 대선에 모두 39명의 후보(일부 후보 이미 사퇴)가 출마했지만, 포로셴코 대통령과 티모센코 전총리, 외외의 돌풍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후보 등 3강외에는 모두 출마 자체에 의미를 둘 정도다.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쇼맨'이라 불리는 '정치 신인' 젤렌스키 후보가 꾸준히 30% 안팎의 지지로 1위를 고수하는 가운데, 포로셴코와 티모센코 후보가 결선투표에 나가기 위해 2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관심은 낮아졌고, 젤렌스키 후보의 커리어나 기타 군소 후보의 코미디 같은 선거캠페인이 외신의 주목을 받는 정도다.

젤렌스키 후보는 잘 알려진대로 '우크라이나판 레이건 대통령'을 꿈꾸고 있다. TV 드라마에서 대통령 역을 맡아 끌었던 인기를 실제 선거판에서 재현하는 중이다. 그는 인기 TV시리즈 '국민의 종'에서 정부의 부정부패를 고발한 뒤 국민적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되는 '역사 선생님' 역을 맡았다. 

그의 인기 비결로는 자수성가한 인물로, 소위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점과 흥미로운 '쇼맨'식 선거 전략이 꼽힌다. 그는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지만, 엔터테이너 분야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지만 정치적 경력은 전무하다. 

젤렌스키 후보가 올린 '코메디 같은' 선거 캠페인 사진

젤렌스키의 선거 캠페인은 현실 정치와 '코메디 쇼'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 등 SNS에 주유소에서 핫도그를 든 남자 4명의 사진을 올리고 '장난이 아니라 진지하게 한표를 행사합시다'라고 썼다.

현지 언론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진을 보는 우크라이나 유권자들은 몇가지 이미지를 머리에 떠올린다고 한다. '장난이 아니라 진지하게 한표를 행사합시다'라고 한 유명인사의 과거 메시지와 여성 후보 티모셴코 전 총리가 올린 '핫도그나 먹는 남성 후보들'의 이미지, 또 '장난이 아니라'는 단어 즉 <ПО Приколу» 중 <ПОП>가 갖는 의미다.

< ПОП>는 현직 대통령 포로셴코 (Петро Олексiйович Порошенко)의 이름과 부칭, 성의 앞 글자를 딴 <ПОП>인데, 결국 '포로셴코는 아니고, (다른 후보 중에서) 진지하게 한표를 행사합시다'라는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이다. 핫도그를 든 사진 한장으로 젊은 유권자들에게 짧지만 강한 메시지를 준다고는 하지만, 약간 코메디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신붓감 구하기' 이벤트에 참여한 여성들에게 장미꽃을 주는 셰브첸코 후보 / 미 워싱턴포스트 캡처

더욱 황당한 후보도 있다. 환경부 장관을 지낸 이고르 셰브첸코(48) 후보는 언젠가부터 선거 구호를 “대통령의 아내가 되고 싶습니까“로 바꾸는 등 선거전략을 '신붓감 구하기' 이벤트로 만들었다. 그는 온라인 상으로 신청받은 신부 후보 300여명을 분과 토론을 시킨 뒤, 최종적으로 10~15명과 데이트를 해 그 중의 한 명을 선택해 '퍼스트레이디'로 삼겠다고 공약했다. 그리고 이 과정을 모두 12분 분량으로 편집해 페이스북과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물론 셰브첸코 후보의 이 전략에 비난과 비판이 숱하게 쏟아졌지만, 일단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이다.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 번번히 불려나가는 이유라고 한다.  

또 2004년 '오렌지혁명'의 주역인 율리아 V 티모셴코 전총리와 이름만 다른 유리 V 티모셴코 후보가 등록하는 등 우크라이나 3.31대선은 39명의 후보 등록부터 시작해 우리 눈에는 '코메디쇼'로 비쳐질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