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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산나성가대

[스크랩] 초보 성가대원 프로 만들기

비쉬켁 2006. 12. 8. 22:59
초보 성가대원 프로 만들기


자리를 잘 잡아라


첫 번째로, 자신이 원해서 혹은 다른 분의 권유로 성가대에 들어오셨다면 일단은 자리를 잘 잡아야 합니다. 무슨 쓸데없는 소리냐구요? 무슨 말이냐 하면, 자신의 목소리에 맞는 파트에 앉으셔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성가대를 처음 하시거나 또는 노래를 부른 경험이 많지 않으신 분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어떤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매님의 경우, 자신의 소리가 소프라노인지 메조소프라노인지, 아니면 알토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지휘자님과 상의해보시는 겁니다. 무엇보다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사람들이 많을 때 부르면 좀 창피하니까 아무도 없을 때 살짝 지휘자님 앞에서 노래해보시기 바랍니다. 자신이 원하는 파트와 지휘자가 권해주는 파트가 일치한다면 정말 좋겠지만…^^, 충분한 대화로 해결하시기 바랍니다. 노래 부르기가 창피하다고 아무 자리나 앉지 마세요. 처음 들어갔다고 해서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으면 멀리서 형제님들의 이런 소리가 들려올 수도 있습니다. “저기, 알토에 사람이 없는데 거기 앉으세요.”

이때 얼떨결에 알토에 앉으시면 평~생 후회하게 됩니다. 적성이나 소리가 그 파트와 잘 맞으면 다행이지만 혹시 아니라면 어렵게 용기 내서 들어온 성가대 생활이 재미(?)없어지겠죠. 파트를 나눌 때는 보통 고음이나 저음이 잘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 보다는 그 사람의 음색을 기준으로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음은 잘 안 나오지만 음색이 맑고 소리가 가는 여성의 경우, 당장은 힘들겠지만 소프라노 파트에서 노래하면서 고음이 잘 나도록 꾸준히 연습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반대로 소프라노에서 노래하고 싶지만 본인의 음색이 알토에 맞다면 알토 파트에서 노래하는 것이 자신의 목소리를 오랫동안 보존하는 길입니다.

이상하게 알토 파트에서 노래하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 생각에는 소프라노보다 알토가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음악성도 뛰어나고 목소리의 수명도 더 길어서 오랫동안 성가대 활동을 할 수 있을 테니까…(이키^^소프라노한테 욕먹을라).

어쨌든! 초보 성가대원 여러분!

성가대에 가시면 자리를 잘 잡으시기 바랍니다.



연필을 꼭 잡고…


여러분은 주일날이나 성가대 연습이 있는 날 집을 나서며 무엇을 제일 먼저 챙기십니까?

물론 성가대원이니까 성가책이겠지요? 성가책이 연습실 캐비닛에 있다면…, 다음으로 무엇을 챙기세요? 핸드폰? 지갑? 물론 그런 것도 중요하겠지만 꼭 챙겨야 할 것은…, 연필! 그것도 심이 굵고, 끝에 지우개가 달린 연필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어디에 쓸 거냐구요?

성가대석에 앉아 있으니 신자석에 앉아서 미사를 드릴때와는 많이 다르죠? 노래도 훨씬 많이 불러야 하니 아마 정신이 없으실 겁니다. 지금은 몇 번 성가를 부르나?... 옆에 있는 고참 단원이 펼친 페이지를 보고 찾는다면 한 박자 늦습니다. 당황하게 되고 자신감도 잃게 됩니다. 물론 성가대선 앞 칠판이나 벽에 곡의 번호나 순서를 써놓기도 하지만, 자신이 알아볼 수 있도록 써놓아야 확실합니다.

우선 성가책 표지를 한 장 넘기면 누런색이나 카키색 종이가 나옵니다. 그 면지에 그날 예배때 부를 노래의 번호를 순서대로 적어놓습니다.

이런식으로 매주 바뀌는 곡만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써서 보시면 당황하는 일은 없으실겁니다. 이렇게 몇 달만 해보면 나중에는 도사(?)가 되실겁니다. 그래도 자신이 없으시다면 포스트 잇을 쓰시면 도움이 됩니다.^^


연필의 용도가 이것만 있냐? 아닙니다. 이 정도면 이야기를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중요한 용도가 한 가지 더 있는데요, 노래 부르는 성가에 숨 쉴 부분을 크게 표시해놓는 일입니다. 성악에서 호흡이 중요하다고들 말하지만, 폐활량이나 음을 지탱하는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숨을 제때에 쉬어주는 일입니다. 이것이 기본입니다. 숨은 대체적으로 단어가 꾾어지고 다시 시작할 때 쉬어주는데, 성가에서는 주로 두 마디나 네 마디마다 쉽니다.

예를 들어 성가 177번 ‘만나를 먹은 이스라엘 백성’을 부를 때, 시작 부분에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은(쉬고) 만나를 먹으며(쉬고) 저 광야의…” 하고 노래를 합니다. 혹은 “만나를 먹으며”까지 한숨에 노래합니다. 그러나 중간에 쉬기에는 숨이 남고 한숨에 하기에는 모자란다며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은 만나를(쉬고) 먹으며(쉬고) 저 광야의…”, 이렇게 노래를 한다면 좋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음악적으로나, 자신의 목소리를 위해서….

미리 연필로 표시를 꼭 하신 다음에 노래하시기 바랍니다. 이 정도면 연필을 챙길 만하지요?


초보 성가대원 여러분!

집을 나설 때는 연필을 꼭 챙깁시다.^^
출처 : 성가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글쓴이 : 요나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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