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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따 러시아

러시아의 금연법

비쉬켁 2015. 2. 3. 15:13

러시아는 보드카로 연상되는 음주천국만이 아니다. 흡연자 천국이다. 구소련 붕괴 당시 모스크바에 가는 외국인은 반드시 빨간색 말보로 담배를 가져갔다. 러시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담배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엔 언제든 어디서든 담배를 물고 있는 사람들을 볼수 있다. 술에 취한 얼굴에 담배를 꼬나문 남자들의 상이 러시아의 이미지였다. 물론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러시아는 15세 이상 남성의 60.2%, 여성의 21.7%가 흡연자다. 흡연 관련 질환 사망자는 한해 약 40만 명에 이른다. 그래서 러시아 당국은 높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2013년 6월 ‘주변 담배 연기의 영향과 흡연 폐해로부터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연방법(금연법)’을 만들어 시행중이다. 

김민엽 국회
러시아 주재관의 보고에 따르면 이 ‘금연법’으로 러시아 전역의 의료기관과 요양시설, 학교, 체육시설을 포함하는 공공기관과 공공장소에서의 실내 흡연이 금지됐다. 공항·기차역·항구 및 지하철역 등의 실내는 물론, 그 입구에서 15m 이내, 어린이 보호구역과 해변 등에서도 흡연이 전면적으로 금지됐다.

지난해 6월부터는 술집과 레스토랑, 기숙사, 호텔, 엘리베이터에서의 흡연도 금지됐다. 더구나 카페와 식당은 별도의 흡연구역을 설치할 수도 없게 됐다. 흡연은 실외와 실내의 환풍 시설이 되어 있는 흡연구역에서만 가능하게 됐다. 우리나라보다 더 강력한 금연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같은 강력한 금연법 제정 배경에는 
비흡연자인 푸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되었다고 한다. 

담배판매도 엄격히 규제된다. 2013년 6월부터 교육기관 100m 이내에서 담배판매가 전면 금지되었고, 지난해 6월부터는 길거리 노점상과 키오스크(간이매점)에서도 담배를 팔 수 없다. 담배판매를 허가받은 상점이라 해도 일반인들이 직접 담배를 볼 수 없도록 불투명한 진열대에 따로 보관해야만 한다. 

담배를 피우기도 힘들지만, 담배 구하기는 더욱 불편해졌다. 이와 함께 전자담배를 포함한 담배 제품 광고가 전면 금지됐다. 방송프로그램에서 담배 노출 장면은 사라졌다. 

공공장소에서 흡연하다가 적발될 경우 500~1천500루블의 벌금이, 어린이 보호 구역일 경우 2천~3천루블의 벌금이 부과된다. 미성년자를 통해 담배를 구입하다 적발될 경우 일반인은 1천~2천루블의 벌금을 납부해야 하며, 만일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킬 경우에는 가중치가 붙어 2천~3천루블의 벌금이 부과된다.

러시아 보건부는 ‘금연법’ 시행 이후 담배소비가 16~17% 정도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흡연자 수도 12% 정도 감소했다고 추정한다. 러시아에서 ‘금연법’은 그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