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국 문화원 폐쇄

러시아가 모스크바에 있는 미국 문화원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자유유럽라디오가 16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이미 냉각된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더 큰 손상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존 테프트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말했다.

문화원 폐쇄는, 외국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단체는 외국 기관으로 등록해야 한다는 푸틴 대통령의 포고령에 따라 미국의 자금 지원을 거부하면서 초래된 결과로 보인다. 문화원은 현재 전러시아 국립외국문헌도서관에 입주해 있다. 이 도서관측으로서는 문화원 입주에 따른 자금 지원을 미국에서 받아 왔으나 대통령 포고령에 따라 더 이상 자금을 받을 수 없는 입장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라디오 방송 보도에 따르면 테프트 대사는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1993년 설립된 미국 문화원에 대해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폐쇄를 결정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문화원이 입주해 있던 전러시아 국립외국문헌도서관이 최근 문화원 설치에 대한 협정 파기를 통보했다"며 "러시아와 미국 간 인적 교류 및 문화 교류의 가교 역을 맡아온 미국 문화원 폐쇄는 인적 교류를 강화하겠다는 러시아의 약속에 의구심을 갖게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립외국문헌도서관의 바딤 두다 관장은 대통령의 포고령에 따라 더 이상 미국 문화원 운영과 관련해 미국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미 문화원 폐쇄 결정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간 대립으로 러시아가 옛 소련 공화국 고등학생들을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교환 프로그램을 취소한 지 거의 1년 만에 이뤄졌다.